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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말을 건네는 도시, 포틀랜드에서 기차 여행자가 만나는 평화 - 장미로만 이루어진 공원이 있습니다 대략 몇 송이? 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많습니다. 그런 장미정원의 향기에 취해서 거닐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있는 듯합니다.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 도심 한가운데 있다면?, 우리나라에도 사실 이런 꽃으로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은 많습니다. 그럼에도 여기 포틀랜드라는 곳에 가는 이유는 뭔가 특별함이 있는 듯합니다. 이번글은 그런 자연과 공존하는 곳 포틀랜드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포틀랜드로 떠나는 기차 여정
포틀랜드는 기차 여행자에게 자연과 도시의 완벽한 균형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Amtrak의 카스케이디아(Cascades)**와 코스트 스타라이트(Coast Starlight) 노선이 이 도시에 정차하며, 워싱턴주 시애틀이나 남쪽 캘리포니아에서 접근하기에 최적의 위치입니다.
도착지는 바로 유니언 스테이션(Portland Union Station).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 건물과 "Go By Train"이라는 시계탑이 인상적이죠. 기차역에서 중심가와 주요 명소까지 도보 또는 대중교통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 느긋한 기차 여행의 연장선처럼 여행이 이어집니다.
🌹 인터내셔널 로즈 테스트 가든 – 1만 송이 장미가 말을 거는 곳
포틀랜드는 '장미의 도시(City of Roses)'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장미와 깊은 인연을 지닌 도시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인터내셔널 로즈 테스트 가든(International Rose Test Garden).
1917년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장미 품종들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이곳은,
현재 전 세계에서 수집한 650종 이상의 장미 1만 그루가 피어나는 장미 애호가들의 성지입니다.
- 6월~9월이 장미가 가장 아름답게 피는 시즌
- 장미 사이 산책로를 걸으며 느긋한 오후를 보낼 수 있음
- 고지대에 있어 도시 전망도 훌륭, **마운트 후드(Mt. Hood)**가 날씨가 맑을 땐 보이기도 함
조용한 아침, 장미 향에 둘러싸인 이 정원을 걷는 것은 마치 속세에서 한 발짝 물러나 감각이 맑아지는 순간을 선사합니다.
포틀랜드의 정적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 컬럼비아 강 협곡 – 장대한 자연의 품 속으로
장미 정원에서 도심으로 돌아오기 아쉬운가요? 그렇다면 **반나절 일정으로 떠나는 컬럼비아 강 협곡(Columbia River Gorge)**이 제격입니다.
포틀랜드에서 기차 혹은 차량으로 30분~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 지역은, 태평양 북서부 최고의 절경이자 오리건주 자연의 정수라 불리는 곳입니다.
- 멀트노마 폭포(Multnomah Falls): 189m 높이, 두 갈래로 흘러내리는 폭포는 협곡의 백미
- Vista House 전망대: 컬럼비아 강을 내려다보는 최고의 포토 스팟입니다
- 트레일과 하이킹 코스: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다양한 코스
이곳에서 마주하는 거대한 바위 절벽, 무성한 숲, 폭포의 굉음은 현대 도시에서의 피로를 순식간에 씻어주는 자연의 강한 위로입니다.
특히 기차 여행으로 몸과 마음이 느긋해진 상태라면, 이 협곡에서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깊은 울림을 줍니다.
🍴 포틀랜드의 감각적인 맛과 여유
기차역으로 돌아오기 전, 포틀랜드 다운타운에서의 슬로 푸드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이 도시는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비건, 유기농, 로컬푸드 중심의 도시로, 젊은 셰프들의 실험적인 맛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 **푸드트럭 거리(Food Truck Pods)**에서 즐기는 세계 각국의 맛
- 현지 로스터리의 핸드드립 커피
- 브루어리와 수제 맥주 바가 줄지어 있는 거리
작은 카페 창가에 앉아 창밖으로 장미 향이 스며드는 거리와 사람들을 바라보는 순간, 이 도시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 기차 여행자를 위한 실용 팁
-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장미 정원까지: 버스 혹은 스트리트카로 약 30~40분 소요
- 컬럼비아 강 협곡 투어: 포틀랜드에서 당일치기 투어나 Amtrak + 셔틀 연계 가능
- 장미 정원은 무료입장이며, 아침 이른 시간 방문 추천
- 협곡 방문 시, 방수 신발과 우비 준비 필요 (예측 불가능한 날씨 대비)
🌿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포틀랜드의 매력
포틀랜드는 "자연 속에 깃든 도시"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장미 정원의 고요함과 컬럼비아 협곡의 웅장함, 도심의 친환경 감성과 맛의 다양성까지,
기차를 타고 이곳에 도착한 여행자는 하루 만에 수많은 감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포틀랜드는 자극적이지 않고, 강요하지 않으며, 조용히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도시입니다.
기차 창밖으로 천천히 스쳐 지나가던 풍경처럼, 이곳에서의 기억은 오랫동안 잔잔히 가슴속에 남게 될 것입니다.